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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최근 가전제품 브랜드들은 고객중심주의 실천하기 위해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을 넘어 소비자에게 좋은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고객의 감성가치(emotional value)를 중요한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사람인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생각 있는 디자인 , 감성디자인 ,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 등의 저서에서 디자인에서 감정정서 역할과 문화의 비중을 크게 강조한 있다 .

노먼은 디자인은 전체적 체험이며, 일상 생황의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좋은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발견 가능성과 이해 두가지를 말한다.

발견 가능성(discoverability)은 어떤 행동이 가능한지, 그 일을 어디에서 어떻게 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해(understanding)는 제품을 어떻게 쓰라고 만들어진 것인지? 버튼과 설정들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제품을 사용하는데 있어 이해 가능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을 때 사람들의 필요를 실제로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인간 중심 디자인(human-centered design: HCD)을 즉 인간의 필요, 능력 및 행동 방식에 맞추기 위한 접근이 요구된다.

우리가 제품과 상호작용할 때, 그것이 무엇을 하는 제품인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어떤 조작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객이 발견 가능하도록 제공하기 위해서는 행위 지원성(Affordance)과 기표(signifier) 즉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과 인간 심리> 중

 

노먼은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사례를 통해 기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는데, 본인 또한 똑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인의 아파트 입주 기념 집들이에 갔을 때 일이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은 후 세면대의 물을 비우기 위해 조작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세면대 주위 뿐 아니라 변기 주변까지 샅샅히 뒤지고서도 결국 세면대의 물을 비울 수 없어 주인에게 SOS를 청했던 몹시 당혹스런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어느 스위치가 화장실 후드일까?

 

또 대회의실에서 워크숍을 진행할 때 사이좋게 한곳에 모여있는 많은 버튼들이 조명의 위치와 연결되지 않아 이 버튼 저 버튼을 누르며 테스트해야 했던 경험도 있는데 이런 경험은 장소만 다를 뿐 누구나 한번쯤 공감할 만한 일상적인 기표 실패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어포던스와 기표가 없거나 잘못 제공되어 발생하는 문제들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수시로 만날 수 있다.

 

저 싱크대 문을 열어야 할 때 어느 문 귀퉁이를 눌러야 할지 나는 모른다. 매번 잘못된 문을 누르고 열리지 않아 재도시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결국 문이 열리는 쪽에 작은 스티커를 붙여 사용하기로 하였고 그 이후 싱크대 문을 잘못 여는 실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설치된 기표가 무척 반가웠다. 내리는 사람들은 좌우로 가라는 의미를 가진 화살표는 이해했는데 막상 나는 어디에 서있어야 하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가운에 동그라미 앞에 서있으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그 앞에 서있었다. 곧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나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작았고 그곳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좌우로 흩어지는 사이에서 나는 탁구공처럼 이쪽 저쪽으로 튕겨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승하차라는 상황에 고객들이 보다 질서있는 행위를 유도하고자 가진 의도는 좋았으나, 엘리베이터 사이즈와 탑승자 수 등을 고려하지 못한 불완전한 서비스 컨셉으로 프로토타입(Prototype, 시제품) 및 테스트 등의 검증 필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사례였다.

 

좋은 디자인은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 낸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마케팅 교수인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이 지적한 것처럼 사람들이 드릴을 살 때는 구멍도 원한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품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넘어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고 질문에 대한 해결책을 담아냈을 때 비로소 고객에게 좋은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을 통해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Reference>

l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과 인간 심리,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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