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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2번째로 행복한 나라 덴마크에는 2000 초반까지도 빈민촌으로 악명 높은 뇌레브로가 있었다.         

뇌레브로는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을 포함해 60 이상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거주하는 다문화 지역이며 코펜하겐에서도 경제적으로 유난히 낙후된 도시로 위험한 빈민가라는 낙인이 찍힐만큼 시위와 무력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코펜하겐시는 한때 산업역군들로 가득한 번화가였던 뇌레브로가 빈민지역으로 전락한 이유로 다른 지역과 동떨어져 있으면서 지역주민들간에도 결속력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민들간의 커뮤니티를 강화해 안전한 지역으로 재탄생해야할 필요성을 인식하였다.

이에 뇌레브로 지역내에 방치된 공공부지를 찾아 공원으로 정비, 도시재생을 통해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선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지역내 공모전을 열었다. 뇌레브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길이 750미터 면적 33 제곱미터 부지를 정비하는 공모전명은 Super(수페르/대단한) + kilen(킬렌/쐐기) 합한 수페르킬렌(거대한 쐐기)으로 땅모양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수페르킬렌 지형도(이미지 출처 : http://nakeddenmark.com/)

 

단절된 사람들간의 불안함으로 가득한 도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공모전은 안전하다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을 커뮤니티를 증진시키는 것이 긍극적인 지향점이었다. 이를 위해 건축회사, 조경회사, 도시 사회학자, 인종학자, 예술가 그룹이 참여하였다.

코펜하겐시는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할 지역 주민들을 모으는데 공을 들였다. 직접 전화를 걸고 온라인으로 연락하고, 신문광고에 전단지를 돌리며 도서관에는 포스터도 걸었다. 그렇게 1년여 만에 Superkilen 프로젝트는 착공할 있었다.

프로젝트는 그네, 원숭이 , 권투 , 슬라이드, 펀칭 , 스케이트보드 램프, 그리고 전체를 관통하는 자전거 차선 신체 활동을 위한 장치들과 이웃들과 만나 공동체 모임을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조성할 있도록 다양한 기능들을 담았다.

 

모든 연령층의 어린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다채로운 놀이기구.(이미지 제공 : BIG, Iwan Baan 및 Jens Lindhe)

(이미지 제공 : BIG, Iwan Baan 및 Jens Lindhe.)
열린 공간은 지역의 다양한 보행자들을 연결시킨다. (이미지 제공 : BIG, Iwan Baan 및 Jens Lindhe.)
자전거 트랙과 좌석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미지 제공 : BIG, Iwan Baan 및 Jens Lindhe)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프로젝트팀은 일체의 건물은 짓지 않으면서 남북으로 부지를 둘러싼 자건거 도로는 최대한 보존하고 포장재도 크게 손대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재생될 공공부지는 기존의 주변 시설물들과 연계해 빨강, 검정, 녹색의 세가지 색으로 구분하여 구획을 나누고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하였다.

 

공원은 스포츠와 문화활동, 주간 벼룩시장이 열리는 붉은 광장

주민들이 만나 체스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검은 광장

가족들이 소풍을 즐기거나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녹색 공원, 이렇게 구역으로 나뉘어졌다.

 

(이미지 제공 : BIG, Iwan Baan 및 Jens Lindhe)

 

구역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붉은 광장(Den røde plads)이다. 바닥은 충격 흡수용 마감재를 사용하고 붉은색으로 염색해 두텁게 깔았고(이후 컬러가 벗겨지는 문제가 생겨 추가 공사를 진행하였다) 광장 초입에 있던 지역 스포츠 센터이자 커뮤니티 공간이었던 뇌레브로홀은 본래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지역 문화 활동과 스포츠의 중심지가 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태국의 무에타이 , 놀이터 등의 시설도 갖추어 놓았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archdaily.com.br/)
(이미지 출처 : http://luxury.designhouse.co.kr/)

 

다음은 검은 시장(Den sorte plads)이다. 붉은 광장과 녹색공원 사이에 있는   곳은 등고선 모양이 유난히 아름다운데 덴마크 영화 <도그빌>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작 <도그빌>에서 영감을 얻은 수페르킬렌의 검은 시장(Den sorte plads) (이미지 출처 : http://nakeddenmark.com)
Black Market은 Superkilen Masterplan의 핵심입니다. 이것은 현지인들이 모로코 분수, 터키 벤치, 일본 체리 나무 주변에 위치해 있다. (이미지 제공 : BIG, Iwan Baan 및 Jens Lindhe.)

 

등고선은 공간을 연결하는 의미를 넘어 지역 주민이 활발히 활동하고 만날 있도록 하기 위한 주민 통합의 의미를 시각화하였다고 한다.

검은 시장에서 특히 인기를 끄는 것은 문어 미끄럼틀이다. 일본에서 아이디어를본따 것으로 미끄럼틀을 가운데 두고 방사형으로 벤치를 두지 않고, 모서리가 가운데로 모인 모양 분수에 걸터 앉아 아이가 미끄럼틀에서 노는 동안 부모끼리도 자연스럽게 교류할 있도록 건축가가 의도하였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Superkilenpark / Sara Ray)
(이미지 제공 : BIG, Iwan Baan 및 Jens Lindhe.)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있도록 설계된 검은 시장이 Superkilen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의 핵심이다.

 

다음으로 Superkilen에서 가장 넓은 구역은 녹색 공원(Et grønt område)이다. 전형적인 녹지로 이루어진 공원으로 소풍과 산책을 위해 피크닉 테이블, 바비큐 , 스페인 탁구대, 하키, 축구, 농구 등을 즐길 있는 체육시설이 비치되어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nakeddenmark.com/)

녹지공원이 넓어진 이유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었는데 공원 바닥을 빨갛고 까맣게 칠하는 것에 반대한 주민들이 평범한 녹지공원을 원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요구대로 모든 공원을 모두 녹지로 만들면 색을 통해 전달되는 공원의 정체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코펜하겐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대신 녹지 공원을 크게 만드는 것으로 타협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녹색 공원보다 붉은 광장과 검은 시장을 많이 이용하고 좋아한다.

 

Superkilen 프로젝트는 철저하게 주민참여 사업으로 기획되었다. 62개국의 주민들에게 108 소품을 가져오게 공원에서 재탄생하게 하였고 심지어 예술가집단 수페르플렉스는 주민들의 극단적 참여라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5개국 출신 주민과 그들의 조국에 동행해 Superkilen 공원에 가져오고 싶은 소품을 고르도록 했다.

이처럼 초기 기획 단계부터 지역 주민들이 깊이 참여했던 덕에 Superkilen 공원은 이웃과 함께 만든 주민이 주인의식을 갖게 공원이 되었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그토록 방화와 파괴가 끊이지 않던 도시였지만 공원이 완성된 이후 6년동안 비바람을 흔적 외에 어떤 시설도 훼손되지 않았다.

Superkilen 동서로 분리된 이웃들을 만나게 하는 곳이 되었고 구역에 설치된 60 나라 미술가들의 설치 작품과 시설물은 각국의 문화와 예술을 통합하는 의미를 더했다. 더불어 아름답고 이국적인 (view) 인해 광고촬영지로도 유명해졌다. 이제 뇌레브로의 중요행사는 Superkilen에서 열린다고 한다.

당연히 범죄도 퇴치되었다. 남녀노소가 밝은 조명아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주 왕래하는 곳에 범죄는 일어날 없기 때문이다.

2018 1 슈퍼킬른 공원에서 만난 30 여성은 "공원이 만들어지지 전에는 여기에 아이들과 함께 나와서 노는 것을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끼리만 내보내도 걱정되지 않는다" 말했다. 동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주민들이 실제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아시아경제 2018.02.08)

 

슈페르킬렌 프로젝트는 2013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독일의 레드 닷 어워드Red Dot Awared에서 디자인 부문 최고상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를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근린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해 도시 설계가 해낼 수 있는 역할을 잘 보여준 사례”라며 프로젝트의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 

 

<Reference>

http://nakeddenmark.com/

https://centerforactivedesign.org/

http://luxury.designhouse.co.kr/

http://m.asiae.co.kr/

 

 

 

아래는 뇌레브로 주민이면서 Superkilen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코펜하겐 도시재개발 특별자문 제스터 렌지베크와의 인터뷰다.

 

[지속가능도시 재창조] "도시재생, 가장 중요한 지역 균등 발전"

아시아경제 2018.02.08

[코펜하겐(덴마크)=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오래된 지역을 보존하면서도 그동안 잃어버린 경쟁력을 복원하는 것이 바로 코펜하겐의 도시재생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등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도시재개발을 담당하는 제스퍼 렌지베크 특별자문(사진)에게 도시재생 정의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도시재생은 낙후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익숙한 얘기처럼 들리면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담긴 말이다. 그는 '평등' '균등'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코펜하겐 도시재생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지역균등 발전'이라는 뜻이다.

 

개발은 이익을 창출하지만 소외도 일어날 있다. 도시개발에서 소외는 갈등의 요인이다. 과실을 공평하게 나누지 못하는 도시개발은 순항하기 어렵다는 그의 설명이다. 제스퍼 특별자문은 "코펜하겐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기 좋은 곳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단서를 달았다. "이러한 목표는 코펜하겐 일부 지역이 아니라 전체에 해당하는 얘기다."

평등과 균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도시재생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 그의 소신은 분명했다. 제스퍼 특별자문은 '접근성'의 관점에서 의문을 풀어갔다. 그는 "도시나 지역마다 특색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면서 필요한 편의ㆍ문화ㆍ상업시설 등에 대한 접근성은 균등해야 한다" "똑같은 수의 학교, 똑같은 수의 병원 등 접근성의 균등을 만드는 작업이 바로 코펜하겐의 도시재생"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도시재생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는 끊임없이 점검해야 할 과제다.

 

코펜하겐은 지역비서(Local secretary)에게 이러한 역할을 맡겼다. 시 관계자를 지역비서로 임명한 뒤 도시재생 사업지 대표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접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정부 관료와 시민이 수평적인 관계에서 문제를 풀어가려면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스퍼 특별자문은 강점이 있다. 그는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도시재생사업으로 평가받는 슈퍼킬른 공원이 위치한 뇌뢰브르 주민이다. 코펜하겐 시의 책임자이자 지역비서로서 슈퍼킬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출처 : http://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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